서툰 손으로 그린 것만 같은 어린 날들의 풍경 속에는
나와 엄마, 희미한 아버지와 사랑의 근원인 할머니가 있다.
좀 더 뚜렷하고 선명한 근래의 그림에는
내 삶의 전부, 내 생의 절반인 나의 아내가 있다.
그리고 아직 미완으로 남긴 그림 속에는
밝게 웃는 왕자와 황금보다 빛나는 공주가
푸르른 날개를 펼쳐 보이며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는지
바람이 어떻게 흐르는지 가늠하고 있다.
어느 순간
내 그림 속은 아름다운 꽃의 향기로 가득하고
나도 그 안에 하나의 꽃으로 서 있다.
내가 아등바등 그린 줄 알았던 그림이, 지진 했던 삶의 조각들 모두가
사실은 하나님이 나를 그분의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그려 놓았던 것을 깨달으니
뒤틀리고 어려웠던 문제들이
이해할 수 없었던 상처들이
섧고 아프기만 하던 나날들이
왜 그 날의 나에게 있었는지를 깨달았다.
내게 주신 상처는 똑같은 상처 가진 이를 위로하기 위함이요.
내게 주신 뒤틀림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삶을 해석하는 지혜를 구하기 위함이요.
내게 주신 아픔은 그분의 사랑으로만 내가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기 위함이었다.
예수님 믿으십시오.
그러면 당신이 그분께 내어드린 종이 위에, 당신의 삶을 빛으로, 사랑으로 그리십니다.
글/ 김진식